2009년 4월 13일 월요일

중등학생

세월이 하 수상하여 논쟁적인 일이 많이 일어난다. 신문이나 뉴스를 보지 않아도 자극적인 사건이 입소문을 타고 들려온다.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사건에 대한 견해를 세우는 건 섣부른 일이지만, 민감한 문제는 시간이 지난 뒤에도 반복해서 불거진다.

교복은 상징적이기도 하고 그 자체로 문제를 자주 일으켜왔다. 교복사의 담합은 매년 벌어지는 일이고, 과거 아주 잠깐 교복이 사라졌던 사건도 있다. 나는 교복을 매우 싫어해서 고3때는 거의 교복을 입지 않고 다녔고, 졸업식에서 교복을 태울 생각도 했다. 지금은 교복에 대한 견해가 변해서 교복의 기능에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교복이라는 상징이 가리키는 문제는,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과연 우리 학생들이 행복한가 하는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나는 학생이었을 때 단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고, 지금도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적어도 이 문제는 학교와 가정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아이들의 잔혹성은 조금 다르다. 공교육에 생활지도의 영역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저 정도로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면 가정교육에 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맞은 사람이 발 뻗고 잔다는 건 옛말이다. 과거 한동안 학교폭력이 이슈가 되었을 때 '맞느니 차라리 때리는 게 낫다'는 부모의 모습이 공중파의 재연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았는가?

가정에서의 기본적인 인성교육의 부재가 단지 먹고 살기 바빠서인지, 혹은 사회적인 특이 현상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이런 아이들이 점점 학교를 채워간다면, 선생된 입장에서 그저 호봉 따라 올라가는 월급 봉투나 바라보는 게 유일한 낙이 되지는 않을까 하여 해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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