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5일 토요일

놀이

이른 시기의 문명 중 하나인 수메르의 점토판 기록들을 보면 대부분이 장부였으며, 극히 일부분만이 사랑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사랑은 의지만으로 제어할 수 없는 타인에 대한 열정적인 호감인데, 이와는 다른 현대적인 연애가 이 땅에 등장한 것은 오래지 않은 일이다.

결혼을 전제로 한다던지 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로, 평균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심지어는 즐거움만 추구하는 것이 언제부턴가 당연한 공리로 치부되기 시작했다. 그들의 대화는 더는 과거와 같지 않다. 단지 과거를 흉내낼 뿐 이것은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 상대방은 커녕 스스로가 누구인지에 대한 인식도 호기심도 없이 육체를 움직이고 정보를 나눌 뿐이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