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부터 인터넷에 매력을 느끼고 동네 피시방을 드나들고 교실에 설치된 컴퓨터를 붙잡고 웹서핑을 했다. 뭐 아는 것은 없었고 딱히 흥미있는 정보도 없었지만 그냥 본능적으로 끌렸다.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소스 보기'라는 기능을 알게 되고 HTML/CSS를 혼자서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인터넷에서) 아는 사람에게 서버 계정을 얻어서, 나중에는 직접 도메인과 호스팅 서비스를 사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고 부신 홈페이지가 이십개는 된다. 처음 열 개 정도는 오로지 메모장만 사용했고, 나중에는 에디터라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Crimson Editor를 썼다. 아마도 당시 최신 버전이었을 3.7.6을(3.4.6인가, 확실하지 않다) 애용했다. 이후에 더 최근 버전이 나왔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홈페이지 따위 방문해줄 사람도 없지만 그냥 내가 만들고 들여다보는 게 낙이었다. 포토샵 같은 것도 할줄 몰라서 순전히 HTML/CSS만으로 그럴듯하게 보이는 방법을 터득했다. 한 번은 이미지를 완전히 배제한 것도 만든 적이 있다. 물론 지금 남아있는 것은 없다. 제로보드를 가지고 노는 것도 재미있었다. 내가 만들어서 업로드한 스킨이 아마 지금도 엔지오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지금은 블로그와 트위터로 만족하고 있다. 홈페이지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져버려서 더는 도메인도 사지 않는다. 하지만 HTML/CSS를 배워둔 덕에 남들보다 조금 더 재미있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크림슨 에디터 덕에 교양 하나 익힌 셈 치면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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